본문: 민20:14-29
제목: 나를 위해서가 아닌 삶
첫째, 믿음의 길은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
에돔족속은 야곱의 아들인 에서의 족속으로서, 이스라엘의 형제 나라였다. 그래서 모세와 이스라엘은 형제관계를 강조하면 일이 쉽게 풀릴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에돔왕은 단호하게 이스라엘의 통행을 거부했다.(18절) 그런데 그저 단순한 거부만 한 것이 아니라, 20절에 보면, 많은 백성을 데리고 나와서 강한 손으로 막았다. 형제관계라고 믿었는데 거절당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사실 힘과 실력으로 에돔과 싸울 수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무엇인가? 신2:4-5에서 하나님은 <형제 에돔과 싸우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에돔 땅을 우회하여 멀리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방법이 이스라엘백성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민21:4) 하나님께서는 왜 에돔과 싸우지 못하게 하시고, 길을 멀리 돌아가게 하셨는가? 성도가 걸어가는 믿음의 길은 <내가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님을 훈련>하시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향해 가는 길에는 이스라엘의 원함이나 뜻은 중요하지 않았고, 아무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 의한 길로만 가야 했다. 믿음의 길은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뜻과 원하심을 따라가는 길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의 신앙생활을 보면, 정반대로 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성도들의 기도를 보면, 하나님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가를 묻는 경우가 없다. 온통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달라고 기도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안 들어 주면 밤을 새워 철야기도라도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그래도 안 들어 주시면 금식기도를 하라고 가르친다. 그래도 안 되면 일천번제를 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자 함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자기가 원하는 것을 위한 것이라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다. 믿음의 길은 내 소원을 이루며, 내가 추구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길이 믿음의 길이다. 믿음의 길은 그 길이 비록 내가 원치 않는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원하시면 기꺼이 그 길을 가야만 하고, 또는 정반대로, 내가 아무리 좋아하고 평생에 원했던 길이라도 하나님이 원치 않으면 열 번이고 백번이고 그 길을 포기해야 하는 길이다.
둘째, 믿음의 길은 내 안에 있는 교만과 고집이 죽어지는 길이다.
하나님은 왜 사랑하는 자기 백성 앞에 있는 장애물을 치워주시지 않는가? 왜 에돔왕의 마음을 변하게 하여 길을 열어주도록 해주시지 않는가? 배고프다고 하면 하늘에서 만나를 내리시고, 목마르다고 하면 바위에서 생수를 흐르게 하시고, 만나가 지겹다고 하시면 메추라기를 잔뜩 쌓아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왜 에돔왕의 마음을 바꾸지 않으셨는가? 그것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기 위함>이다. 신8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로 광야를 걷게 하신 이유에 대해서 <낮추시기 위함>이라고 3번이나 말씀하셨다. 본문에 등장하는 에돔은 <이스라엘의 교만을 제거하기 위해 준비된 하나님의 채찍>이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에돔으로부터 거절당하는 법을 배우게 하신다. 그런데 하나님은 에돔의 거절을 통해 이스라엘에게 무엇을 가르치시는 것인가? 하나님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인생임을 인정하는 겸손한 백성> 되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 안에 있는 교만을 꺾으시기 위해 에돔같은 <가시>를 우리 주변에 두신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것은, 에돔은 이스라엘의 교만을 꺾기 위한 <가시>같은 존재가 맞지만, 에돔은 <정복의 대상,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가시를 허락하셔서 우리를 겸손하게 낮추신다. 그런데 에돔이 싸움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처럼, 가시와는 싸우면 안 된다. 가시는 내가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가시를 허락하신 하나님이 제거해 주셔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속을 뒤집어 놓고, 마음 상하게 만드는 <가시>같은 존재들이 꼭 있다. <에돔>같은 가시가 하나씩 있어야 우리는 교만해지지 않는다. 기억해야 할 것은 <가시와는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거절과 멸시와 수모를 당하면서도 참아내라. 왜인가? 하나님이 원하심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어져 겸손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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