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삼하21:10-22
제목:이스라엘의 등불
오늘 본문 17절에 보면 “이스라엘의 등불”이라는 말이 나온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다윗이 피곤한 상태에 빠져 블레셋 사람에게 죽임당할 위기에 빠졌다. 그때 아비새가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다윗을 구한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다윗의 추종자들이 다윗에게 요구하기를 “우리와 함께 전쟁에 나가지 말라고, 이스라엘의 등불이 꺼지지 말게 하라고” 하면서 다윗이 전쟁에 나가는 것을 만류한다. 여기서 <등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히브리어 “게르”는 성전에서 끊임없이 타오르는 불을 가리킬 때 쓰이는 단어인데, 주로 “희망, 빛, 또는 번영과 생명력”을 의미한다. 즉 다윗이 전쟁에 참여하여 죽는 것은 곧 <이스라엘이 생명을 잃고 망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다윗의 추종자들은 다윗을 “이스라엘을 비추는 빛”이요, “이스라엘의 희망”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고, “이스라엘의 번영과 멸망이 다윗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 쉽게 표현하면, “우리는 다윗 왕 당신이 아니면 안 됩니다. 당신이 있어야 우리 이스라엘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의 등불은 다윗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 성도들의 빛과 소망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성도의 성공과 실패,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려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실 우리는 <다윗의 추종자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왜인가? 우리 역시 가정과 교회를 바라볼 때 다윗의 추종자들처럼 말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당신이 우리 가정의 등불이야. 우리 가정은 당신이 없으면 안 돼. 당신이 있어야 가정이 유지가 될 수 있어.”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당신이 우리 교회의 등불입니다. 우리 교회는 당신이 없으면 안됩니다. 당신이 있어야 우리 교회가 유지됩니다.” 이러지 않는가?
그러나 성경이 무엇을 말씀하는가? 성도의 등불은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주변의 강대국들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셨다. <다윗>은 이스라엘 왕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왕으로 여겨지지만, 그러나 이스라엘이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되고, 전쟁마다 승리하게 되었던 것은, 다윗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이었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다윗의 존재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일하심에 의해 보호되는 나라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윗이 잘해서 이스라엘이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윗이 믿음이 좋아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도우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 앞에 죄인에 불과한 존재였다. 다윗이 뭔가를 잘해서 하나님이 도우신 것이 아니라, 언약에 의해서 하나님께서 자격 없는 다윗을 도우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윗을 바라본다. 마치 우리가 사람을 바라보면서 기대를 거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죄성 중에 하나가 바로, <하나님을 무시하고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저분이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을 무시하고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다.
본문 18절에 보면 십브개라는 사람이 거인족의 아들 중 삽이라는 사람을 죽였고, 19절에서는 엘하난이란 사람이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를 죽였다. 그리고 20절에서는 다윗의 조카인 요나단이 열두 손가락과 열두 발가락을 가진 거인족의 소생을 죽였다고 말씀하고 있다. 이들이 죽인 거인족은 골리앗과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다윗의 신하들은 다윗이 골리앗을 죽였던 것과 동일한 일을 거뜬히 행한 것이다. 참 놀랍죠? 그런데 다윗이 골리앗을 죽였을 때, 다윗이 싸움을 잘해서 골리앗을 죽인 것인가? 아니다. 다윗 자신도 고백한 것처럼, “하나님이 이기게 해주신 것”이다. 마찬가지로, 본문에 다윗의 부하들이 거인족들을 죽인 것 역시 다윗의 부하들이 뛰어나서 거인들을 이겼다는 뜻이 아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승리가 하나님의 일하심이었던 것처럼, 오늘 본문에 나온 이들의 승리 역시 하나님의 일하심의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는 사람에게 희망을 두고 사람을 등불로 여기면 안 된다. 우리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진실로 믿는다면, 우리의 삶 역시 하나님의 일하심 속에 있으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러분이 돈을 잘 버는 능력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또한 여러분을 살게 하는 것은 돈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것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 성도의 믿음이어야 한다. 저와 여러분 모두는 하나님의 일하심 덕분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돈을 열심히 벌어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돈이 여러분의 손에 들어가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러분, 이스라엘의 등불은 다윗이 아니라, 하나님이신 것처럼, 우리의 등불도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믿으라. 우리의 가정을 존재하게 하는 희망의 등불, 우리 교회를 존재하게 하는 희망의 등불은 사람도 아니고, 돈도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시기에 우리가 생존하며 활동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일하시며 살게 하시는 등불 되시는 주님만 바라보길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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